기호학의 제창 소쉬르의 "일반언어학강의"의 의의는 현대 언어학을 만들었다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소쉬르는 언어학에 대하여 '언어기호의 시스템'으로서의 '언어(랑그)'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했다. 언어학의 연구대상이 '언어기호의 시스템'이라고 한 배경에는, 언어와 같이 의미를 만들어내거나 전달하는 '기호'란 필히 '언어기호'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분명 인간이 의미를 만들어내고 전달하는 언어의 의미활동은 인간이 다양한 것들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한 중심적인 중요한 활동이다. 그러나 소쉬르의 생각으로는 인간은 그것만 갖고 의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즉 인간에게 있어서 의미 활동을 담당하는 요소에는 언어기호 이외의 기호도 있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래서 소쉬르는 언어만이 아니..
버틀러의 턴(turn, 전회)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어떤 사람을 동성애자라고 규정하는가? 많은 이성애자는 그것을 동성과 성행위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혹시 어떤 사람이 '나는 실수로 한 번 동성과 섹스를 한 적이 있지만, 동성애자는 아니다'라고 주장한다면 어떨까? 두 번이라면? 세 번이라면? 열 번이라면? 삼십 번이라면? 또는 '나는 주 1회 동성과 섹스를 하지만, 나는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기에 사실은 이성애자다'라고 주장한다면 어떨까? 지금 기술한 내용은 '동성애자'라는 정의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나타내기 위한 것인데, 그것을 차치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성행위라고 해야 하는가 라는 것조차 (침대에 들어가는 것? 손을 잡는 것?)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형태로 정의하기..
섹슈얼리티의 탄생 - 푸코의 전략 퀴어 이론이란 상대적으로 새로운 것인데, 그것이 성립하게 된 큰 계기가 된 것이 주디스 버틀러의 저서 "젠더 트러블"(1990)이다. 그 책에는 레즈비언이나 게이의 시점으로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대하여 고찰한 이론이 기재되어 있다. 그 이론들은 페미니즘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섹슈얼리티'의 개념을 정의한 미셸 푸코의 "성의 역사"를 잇고 있다. 그리고 테레사 드 로데티스라는 사람이 1991년에 쓴 '퀴어 이론 - 레즈비언과 게이의 섹슈얼리티'라는 논문이 퀴어 이론의 명칭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퀴어이론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 키워드, 즉 레즈비언, 게이, 젠더, 섹슈얼리티, 퀴어 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고 재정립하자는 게 그 이론의 제안이기 때문이다. 퀴어(queer,..